중고차 구매 인터넷으로 많이 하시죠? 저도 인터넷으로 중고차를 두 번 구매했습니다.
첫 번째 구매는 아무 이상이 없었고 5년 넘게 잘 타고 다녔습니다.
성능기록부 체크 항목이 모두 양호였고 판금 교환 흔적이 없었으며 소유주도 2번 밖에 바뀌지 않았었고 렌트 이력도 없었기 때문에 별다른 의심을 하지 않고 구매를 했었습니다.
저의 순진한(?) 선택은 다행히 좋은 선택이었고 다음 차도 중고차로 구매해야한다는 확신을 줬던 구매였습니다.
두 번째 구매는 첫 번째 차를 처분하고 1년 뒤 같은 사이트에서 구매를 했는데요.
제가 본 기준은 똑같았습니다. 성능기록부 체크 이상 없음, 판금, 교환 흔적 없음. 소유주 1번 변경, 렌트 이력 없음 이었고 킬로 수도 10만이 조금 넘은 소나타 차량이었습니다.
인터넷 중개 거래 사이트에서 무사고, 성능점검기록부, 용도 변경 이력 없음 등의 사항을 확인하고 서울의 대형 중고차 매매단지에 가서 차량 계약을 했고 약 천킬로미터를 운행했는데 갑자기 차가 덜덜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중고차 성능보증보험을 확인하고 보험사에 연락하다
덜컥 겁이 나서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차량이 정차 중에 덜덜거리는 것은 lpg 차량 특유의 현상이고 그렇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글과, 차량이 특정 속도에서 덜덜거리는 것은 시동이 꺼질 수 있고 매우 위험하다는 글 이 있었습니다.
안전제일주의자인 저는 도저히 안심이 안되어 어떤 조치를 하면 될지 다시 검색을 했습니다.
그래서 알게 된 것이 바로 중고차 보증 보험이었는데요. 이 보증보험은 시행된 지 몇 년이 안 된 따끈따끈한 제도였습니다.
중고차 관련 분쟁이 매우 많고 중고차 구매자들의 원성이 자자했기에 나라에서 모든 중고차 판매는 보증이 없으면 판매를 할 수 없게 만들어 놨더라고요.
단 조건이 두 가지 있었는데
1. 중고차 구매 후 주행거리가 2,000km 이내 일 것
2. 구매 후 한 달이 지나지 않아야 함.
이 두 가지 조건을 만족하면 중고차 딜러가 아닌 보증보험 회사에서 차량의 결함을 고쳐주는 제도였습니다.
바로 보증보험 회사에 전화를 했고 여러 서류가 필요하다고 하면서 긴 문자가 왔습니다.
문자에 나온 중고차 성능보증보험 접수 서류를 생각보다 많았는데요. 9가지 서류가 필요했습니다.
- 자동차 등록증 (명의 이전 완료 된 등록증)
- 자동차 등록원부 (갑부, 자동차 365 사이트에서 발급)
- 매매계약서 매도, 매수인용 둘다 (구매자 서명, 인도일이 기록 된)
- 성능 기록부 (앞, 뒤 총 2장) 전체 화면으로 한장씩 나오게 (차량 앞, 뒤 사진 밑에 구매자의 이름, 서명, 날짜 필요)
- 자동차 종합 보험가입 증명서 (1년 기한, 대인, 대물, 자차, 자손 가입 보험)
- 자동차 보증 보험가입 증명서
- 보험금 청구를 위한 상세 동의서 (서류 접수시 보험사에서 파일을 줌)
- 차량 전면 사진 (번호판 사진 )
- 계기판 키로수 사진 (메모지에 오늘 날짜를 써서 같이 촬영)
9가지 서류에 위의 두 가지 조건을 만족해야 하니 상당히 까다로운 조건이었습니다.
저는 보증보험 회사 측에서 요구한 서류를 모두 준비하였고 제출을 했는데 두 가지 서류를 다시 달라고 했습니다.
바로 중고차 매매 서류와 판매자의 직인이 찍힌 성능점검기록부였습니다.
성능점검기록부에 제가 사인을 했었고 판매자의 상호도 봤었기 때문에 뭐가 문제인가 자세히 보니 (인) 이란에 판매자의 도장이 찍혀 있지 않았습니다.
만약 이 글을 보시고 중고차를 구매하신다면 반드시 자동차 성능점검기록부의 서명 란에 판매자의 직인, 인감이 찍혀 있는지 확인하시고 구매하시기 바랍니다.
깜짝 놀라서 판매자에게 다시 연락을 하여 도장이 찍힌 성능점검기록부를 다시 받았는데 처음에는 판매자분이 도장을 폐기했다고 하며 다시 안 찍어주려고 해서 다시 서류를 받는데 애를 먹었습니다.
미리 확인을 안한 제 잘못이었지만 상당히 속을 끓였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서류가 접수되었고 집 근처 수리센터로 차를 갖고 가서 점검을 받으라고 보증보험 회사 측에서 알려줬습니다.
회사에 양해를 구하고 조금 일찍 퇴근하여 차를 끌고 갔습니다.
차가 덜덜거리는 것은 점화 코일의 문제이거나 엔진 자체의 문제가 있을 수 있는데 어떤 문제인지는 같이 시운전을 해봐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그전에 차량에 자체적으로 결함이 있으면 고장 코드가 나온다며 차량에 어떤 기계를 물리셨습니다.
정비소에서 나온 차량의 결함은 0이었습니다. 모든 코드가 정상으로 나왔고 아무런 결함이 없다고 나온 것이죠.
차를 운전할 때 덜덜거리고 특정 속도로 가속을 할 때 차가 뒤로 밀리는 증상이 분명히 있는데 전부 정상이라니 믿지지가 않았습니다.
그러나 저는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수리하시는 분이 얘기하는 것을 그대로 믿을 수밖에 없었고 같이 10분 정도 시운전을 했는데도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 보증보험에서는 아무 조치도 해줄 수 없다고 하였는데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었습니다.
집 근처 현대 블루 모비스 센터로 가서 재점검을 받다
안전에 대한 과도한 집착이 있는 저는 도저히 안심이 안되었고 찝찝한 마음이 없어지지 않아 토요일 아침 일찍 집 근처 현대 블루핸즈로 향했습니다.
접수를 하고 검사를 받았는데, 역시 현대 블루핸즈에서도 기계를 물렸을 때 아무 고장 코드도 나오지 않는다고 얘기를 해줬습니다.
저는 얼마 전 점검에서도 아무 이상이 없다고 하는데 안심이 안되어 도저히 차를 탈 수 없다 보다 더 자세히 점검해달라고 요구를 했습니다.
그리고 충격적인 말씀을 들었는데요. 제 차의 누유와 하부 부식이 상당히 심각하다는 말이었습니다.
엔진 문제는 더 조사를 해봐야 하고 당장의 심각한 문제는 아니지만 하부 누유가 심해도 너무 심하고 하부 부식이 심해서 차를 운행하면 위험하다고 말씀을 하셨습니다.
하늘이 노래지는 기분이었습니다.
시세에 비해 차량을 조금 싸게 사긴 했지만 이 정도로 문제가 크게 발생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에 상당히 기분이 안 좋았습니다.
제 차량의 하부 사진과 누유 상태 사진을 보시겠습니다.
어떤가요? 대박이죠?
차를 살 때 보다 신중히 살폈어야 했는데 서류상 문제가 없다고 판매자를 믿어버린 저의 잘못이었습니다.
고치는데 얼마가 드는지 문의하니 하부 부식이 너무 심해서 차량 운행이 가능할 정도로만 고치는데 최소 100만 원이 들고 누유는 너무 심해서 이 부분도 따로 고쳐야 하기 때문에 150만 원 이상은 생각해야 한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그러면서 저를 데스크로 부르시더니 전 차주가 차를 어떻게 관리했는지 히스토리를 알려주셨습니다.
전 차주는 엔진 오일 등 소모품 관리를 생각보다 잘했으나 문제는 전 차주의 주소지가 강원도 해변가여서 차량의 하부 부식이 심각했던 것이었습니다.
여기서 느낀 또 하나의 교훈은 중고차를 살 때 전 차주의 주소지도 자동차 등록 원부를 통해 확인해 봐야 손해를 보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블루핸즈의 정비사분께 충격적인 말씀을 듣고 다시 보증보험에 접수를 하려고 알아보니 기본적으로 하부 부식은 소모품 이어서 보증이 안되고 누유도 성능기록부에 체크가 되어 있으면 아무런 보상이 안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당연히 성능기록부에 모두 양호가 체크되어 있었기 대문에 보상을 받을 수 있을 줄 알고 성능기록부를 다시 찬찬히 살펴봤습니다.
그러다가 눈에 띈 개스킷 미세 누유를 보고 다시 한번 놀랐습니다.
모든 항목이 양호인데 오일 실린더헤드 / 개스킷 부분만 미세 누유라고 체크가 되어 있던 것이었습니다.
제가 왜 전부 양호로 봤었는지 지금 생각해도 이해가 잘 안됩니다.
아무튼 제가 모든 항목을 다 꼼꼼히 체크 안한 잘못은 있지만 그래도 이건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하부 부식을 수리받을 수 없다면 누유는 수리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다시 한번 하루 종일 유튜브와 인터넷 검색을 했습니다.
보증보험 수리를 위해 다시 성능점검기록부를 만들다
종일 검색을 했는데 저에게 희망적인 소식은 없었기에 150만 원을 주고 수리를 해야 하나라는 절망적인 생각과 자괴감에 빠져 있었을 때, 한줄기 빛과 같은 유튜브 동영상을 보게 됐습니다.
거기서 저와 비슷한 케이스를 소개하면서 방법을 알려주셨는데 바로 중고차를 살 때 받은 성능점검기록부를 믿을만한 공인 인증기관에 가서 다시 성능점검기록부를 받는 방법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한마디로 아직 보증보험에서 커버해 주는 기간과 킬로수를 넘지 않았으니 성능점검기록부를 다시 만들면 제가 차량을 처음 샀을 때 받은 성능점검기록부와 다른 항목은 보증보험에서 커버를 해준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희망에 부풀러 바로 접수를 하고 다음날 서울 강남에 위치한 한독 성능점검장으로 이동 했습니다.
네이버로 한번에 예약이 되어서 상당히 편했는데요. 바로 여깁니다.
접수비는 9만 9천원 으로 조금 비쌌지만 제 차량의 문제가 심각하다고 느꼈기에 분명히 다른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저의 생각은 적중했습니다.
오일 개스킷 부분만이 아닌 다른 부분에도 누유가 심각하여 엔진오일이 줄줄 새는 수준이었기 때문에 오일 관련 항목이 모두 양호가 아닌 누유로 체크를 다시 해주셨습니다.
위의 사진과 비교를 하시면 보이시겠지만 제가 중고차를 샀을 때 받은 성능점검기록부에는 오일 누유 실린더 헤드 / 개스킷에만 미세 누유가 체크되어 있었고 다시 점검을 받은 결과 실린더 블록 / 오일 팬에 누유가 확연히 보여서 빨간 v자로 다시 체크를 받아서 공인을 받았습니다.
저는 이 기록지를 토대로 보증보험에 다시 접수를 했고 처음 접수 때와 다른 자동차 정비소로 배정을 다시 받았습니다.
그 정비소에서 중고차 성능점검기록부를 보시고 친절히 한 항목 한 항목 체크를 해주셨고 역시 이곳에서도 누유가 심각하다고 수리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보증보험 회사와 통화를 하신 정비사분은 차량을 2~3일 동안 맡겨야 한다고 하셨고 차량을 맡겼습니다.
이틀 후 차량을 찾아왔는데 누유를 어떻게 수리를 하셨는지 사진을 보여주시면서 설명을 해주셨습니다. 다행히 누유 부분인 깔끔하게 수리가 되어 있었고 이제 남은 문제는 딱 하나 하부 부식이었습니다.
성능점검기록부를 다시 받아서 수리를 의뢰하여 보증보험을 통해 수리하면서 40만 원 정도를 세이브할 수 있었습니다.
하부 부식 부분은 아직 수리를 못했는데 수리를 하고 다시 글을 작성하도록 하겠습니다.
이상으로 중고차 구매하자마자 고장이 났을 때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지에 관한 글을 마치겠습니다.
부디 차량을 구매하실 때 성능점검기록부만 믿지 마시고 하부를 들어서 상태를 살펴보시고 성능점검기록부에도 직인과 모든 항목 양호인지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그래야 저처럼 중고차 구매 후 고생을 안하십니다.
감사합니다.